전남을 대표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기대를 모았던 ‘에너지 자립섬’이 이름만 남은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동안 도내 16개 섬에 500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입했지만, 상당수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도는 도서지역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률 제고를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모두 50곳의 섬 에너지원을 신재생으로 대체하는 에너지 자립섬 사업을 추진중이다. 진도 10곳 등 현재까지 16개 섬에 총 51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설치하는 등 청정에너지 자립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시설 준공 이후 에너지 자립을 이룬 섬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신안 중태도의 에너지 자립률은 21%에 그치고 있고, 해남 상·하마도, 중마도 등 3곳은 36%, 진도 동거차도, 서거차도, 상하죽도 등 3곳은 60%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민간기업 투자로 계획된 15곳의 자립섬 사업도 사업성 등에 발목잡혀 사실상 백지화됐다.

에너지 자립섬은 제한적으로 전력이 공급되던 도서 지역에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등 긍정적 효과들을 가져왔다. 반면, 부족한 저장시설과 육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전기 생산비용 등은 활성화의 발목을 잡아왔다. 산업부와 민간사업자간 수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둔 이견도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재생에너지 활성화 등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화두다. 그런 점에서 전남의 에너지 자립섬은 작지만 큰 의미를 가진다. 전남도는 에너지 자립섬 활성화를 위해 현대글로비스가 신안에 추진중인 UBESS(사용 후 배터리 활용 에너지 저장장치) 실증사업 적용, 한전의 소형도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지난 실패를 교훈 삼은 내실있는 계획으로 전남 에너지 자립섬이 도서지역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률 제고라는 애초 목표를 달성하는 등 성공모델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전남매일 정치부 임채민 기자 dbskj@hanmail.net        전남매일 정치부 임채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