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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목소리 내는 범죄피해평가 활성화를
2022. 11.03(목) 10:31

박은주 경위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권리는 우리 헌법 제27조 제5항 ‘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당해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다’는 조문에서 도출되는 헌법상 기본권이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은 피해자가 원하면 법원에서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도록 하며, 피해의 정도와 결과, 범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등에 대해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규정해 범죄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법적인 근거의 존재만으로 피해자가 그 권리를 충분히 행사할 수 있을까. 아마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범죄피해자, 특히 강력범죄 피해자는 대부분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고 수면장애나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경찰관조차 법원에 가서 증언을 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인데 범죄피해에 따른 충격과 불안이 채 가시지 않은 피해자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피해 상황이나 정도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쉬울 리 없다.

경찰에서는 이러한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범죄피해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범죄피해평가는 피해자의 상태를 감안해 사건 초기 경찰에서 위촉한 전문가가 피해자와의 면담을 통해 피해자의 신체적, 경제적, 심리적, 사회적 피해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담당 수사관에게 제출하면 수사관이 이를 사건기록에 첨부하는 방식으로 피해자의 입장을 형사절차에 보다 충실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당초 일부 경찰서에서 시범 실시됐던 범죄피해평가는 전문가 면담을 통한 피해자의 심리안정 효과뿐만 아니라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의 구속에 영향을 미치고 공판 단계에서 평가 보고서가 증거로 채택돼 양형에 반영되는 효과가 입증됐다. 현재는 광주경찰청 산하 5개 경찰서를 포함한 전국 220개 경찰서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서부경찰서에서도 범죄피해평가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당초 영장이 기각된 피의자에 대해 피해자가 겪는 스트레스와 일상생활에 어려움, 수치심 등 심리치료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첨부해 재차 영장을 신청한 끝에 피의자를 구속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범죄피해평가는 그 효과성이 입증되었음에도 아직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발생한 신당역 살인사건의 경우에도 ‘스토킹 단계에서 범죄피해평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피의자가 구속됐더라면 그런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한다.

범죄피해평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도구이다. 범죄피해평가가 보다 널리 알려지고 더 활발하게 이용됨으로써 데이트폭력이나 스토킹, 강도나 성범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가 하루빨리 범죄 이전의 일상으로 회복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광주 서부경찰서 피해자전담경찰관 경위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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