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무효심판을 받는 특허 10건 중 6건은 특허가 취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연수을)이 6일 특허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새롭게 등록된 특허건수는 9만 1,465개이고 특허 무효심판의 인용률은 60.8%%(260건 중 158건 인용)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작년 기준, 일본의 특허무효심판 인용률은 15.2%, 미국은 25.1%인 수준이라 우리나라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허무효심판은 타인이 과거에 동일한 발명으로 특허 등록을 했거나,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인 경우, 특허 조건에 어긋난 경우에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이 청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특허 등록 건수는 ▲2019년 12만 5,000개 ▲2020년 13만 4,700개, ▲2021년 14만 5,800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특허무효심판 인용률 또한 ▲2018년 45.6%, ▲2019년 55.2% ▲2020년 42.6%, ▲ 2021년 47.2%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올 상반기 60.8%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무효 심결을 받는 특허 10건 중 최소 6건의 특허가 원래 등록될 수 없었던 특허인 것이다.
 
이에 반해, 일본의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은 ▲2019년 16%, ▲2020년 24.3%, ▲2021년 15.2%으로 3년 평균 20%를 넘지 않고 있으며, 미국도 ▲2019년 24.9% ▲2020년 25.3%, ▲2021년 25.1%로 우리보다 확연히 낮은 인용률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특허무효심판 인용률이 높은 이유는 특허 등록 건수 대비 심사 인력이 현저히 부족해 특허 심사 자체가 미흡하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특허 1건당 평균 심사시간은 11.4시간으로 일본 16.7시간, 미국 29.0시간 대비 매우 적었다. 유럽이나 중국의 경우도 2020년 기준, 특허 1건당 각각 34.5시간, 22.0시간이 평균적으로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허청 심사관 1인이 처리하는 연간 심사 건수도 차이가 상당하다. 미국의 경우, 심사관 1인당 연간 69건, 일본은 1인당 169건의 심사를 처리하는 반면, 한국은 1인당 197건의 특허를 심사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부실 심사로 인해 발생하는 특허 품질 저하 및 산업재산권 활성화 부진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밀한 특허 심사를 위해서는 특허 심사관의 증원과 효율적인 특허 심사 시스템 개선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일영 의원은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패권 확보를 위한 각국의 기술 경쟁력 싸움이 치열한데 우리나라는 우리 기술력을 지킬 특허 심사 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대대적인 심사 인력 확충과 전문성 강화를 통해 특허의 질적 성장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부 유창식 기자 dbskj@hanmail.net        정치부 유창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