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 수도권 집중호우와 최근 태풍 힌남노로 인해 피해가 컸다. 수도권과 경남북 지역에서의 상황은 심각했고, 재해에 대한 대처 부족으로 소중한 목숨까지 잃어서 모두의 안타까움을 샀다. 특히 저지대 등 재해 취약지역에서의 인명 피해는 재난 불평등과 위급상황 발생에 대한 정부의 대처 부실이라는 현실과 허점을 보게 되어 상실감도 컸다.

홍수와 태풍으로 수해가 큰 지역이 있었던 반면, 광주전남권 등 우리 지역에서는 가뭄으로 인해 물관리 비상국면에 있다. 주암호는 저수율이 30% 이내로 떨어져 8월 30일에 가뭄 심각 단계에 들어갔고, 태풍이 지나간 현재도 저수율이 여전히 낮아 심각 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광주시민의 제1식수원인 동복호 상황도 마찬가지다.

광주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여 시급하지 않은 물 이용은 최소화하는 등 물 수요관리에 유사 비상 상황으로 대처하고 있다.

올해는 가뭄으로 물 걱정을 하고 있지만 2020년 8월에는 큰 비로 광주 도심 곳곳이 침수되는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더 심각해진 기후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광주광역시가 수립한 제3차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2022~2026)에서도 앞으로 물과 관련한 재난재해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탄소중립 실현과 극한 기후지수 예측에 따른 대응의 긴박함과 중요성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가뭄과 홍수에 대응할 수 있는, 즉 재해에 대한 일상적 대처가 더욱 중요해졌다. 물 관련 재해에 대한 일상적 대응 방안으로, 물 재이용을 비롯한 건전한 물순환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대댐 중심의 수자원 관리는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일 수는 있겠으나, 이에만 집중 의존했을 시에 극한 가뭄과 같은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물 수요 관리를 비롯한 수자원 확보 특히 분산형 빗물관리, 지하수에 대한 체계적 관리, 투수층 확대, 중수도 활용 등 건전한 물순환 체계가 공고해져야 하는 이유이다.

2021년 기준, 광주광역시에 빗물 이용시설은 공공 및 민간 건물 54개소에 설치되어 있으나 이로는 부족하다.

물 재이용과 빗물 활용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현 법과 조례에 근거한 의무 대상 외 건축물에 대해서도 빗물 시설이 더 적극 도입될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기존 빗물 시설이 잘 운영되고 있는 지도 살펴야 한다. 광주광역시의 불투수면적비는 시가화지역기준으로 56.3%에 달한다. 빗물저류 시설 과 투수층 면적이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수자원 확보와 함께 빗물이 일시에 유출되는 것을 완화시킴으로써 수해를 저감시키는 잇점이 있다.

또한 집중 강우시 하천과 지하 우수로의 홍수 분담력을 평가하는 등 도시홍수에 얼마만큼 대비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빗물받이, 우수로 등 배수시설에서부터 빗물 유출 시설인 배수펌프장 등 시설 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는 것을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건축, 도시개발, 계획 단계에서부터 입지 적절성, 재해 안전 적응력도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다.

빗물 활용을 비롯한 물순환의 중요성, 물 재해 대책에 대한 여러 대안들이 한두해 이야기 된 것이 아니다.

광주의 경우 물순환선도도시 사업 등 관련 정책이 시행되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도시 한복판에서 물난리로 사람이 희생되는 사고를 보고, 또 풍수기 말미에 가뭄을 걱정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는 기후위기 국면을 잘 대비 하고 있는지, 부족함은 없는지 모두가 묻고 싶을 것이다. 일상적 대책인 건전한 물순환 정책에 소홀함은 없는지 말이다.

광주광역시의원 최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