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공회전하고 있는 광주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 부지에 위치한 광주 어등산 회원제 골프장이 최근 세제 감면 혜택을 위해 대중제로 전환했으나 그린피는 회원제 요금과 별 다른 차이가 없어 논란이다.

광주시는 지난 3월 어등산 리조트로부터 골프장 대중제 변경등록을 신청받고, 관광진흥법에 의거해 대중제 변경을 승인했다.

이번 전환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골프장이 호황을 누림에 따라 개별소득세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중제로의 전환이 경영상 유리하다고 판단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중제 변경을 통해 골프장 이용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정부는 골프장 대중제를 도입, 회원제 골프장에 부과되는 12%의 취득세를 4%대로 깎아주고 재산세는 10분의 1, 취득세는 3분의 1만 부과하는 등 혜택 제공에 나섰다. 골프장 이용객들이 내야 할 개별소비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은 전액 감면된다.

당초 골프는 거액의 입회보증금이나 자격요건을 갖춰야만 즐길 수 있었다. 이에 정부는 대중제 도입을 통해 ‘있는 자들의 스포츠’로 인식되던 골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대중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대중제 전환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장점은 없다. 어등산 골프장 또한 7월부터 대중제를 실시한다고 밝혔으나 이용료는 기존 회원제와 2~3만 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트비가 별도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체감할 수 있는 요금 혜택 차이는 더욱 줄어든다.

‘골프장 대중제’로 대중들이 이득을 보기는커녕, 오히려 골프장 운영자들의 ‘배불리기’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빙공영사’는 공적인 일을 빙자해 개인의 사적인 이익을 꾀한다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다.

어등산 골프장은 현재 어등산 관광단지 부지에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등산 골프장은 이번 대중제 변경을 통해 자기 잇속 채우기가 아닌 골프의 대중화와 이용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요금 인하 등의 혜택 제공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전남매일 문화부 오지현 기자         전남매일 문화부 오지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