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백전백승’은 누구나 아는 유명한 말이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이긴다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인데, 이 지혜로움은 대화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상대에 관한 정보, 특히 개인적 가치관이나 취향, 관심사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대화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상대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면 당연히 그날의 대화는 반려견으로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눈썰미가 좋고 눈치가 빠른 사람은 대화 초반에 이런 정보를 금세 파악해서 대화에 바로 써먹는다.
그러나 설령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도 낙담할 필요가 없다. 요즘은 인터넷 시대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개인 홈페이지. 이메일 들을 통해 이런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만나기 전에 상대가 보낸 이메일, 업무 자료, 메시지 등을 꼼꼼히 잘 살펴보면 대화 소재로 삼을 만한 ‘거리’를 얻기 쉽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 “참, 오늘 페이스북 올리신 글 봤어요”. “이메일 잘 읽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상대에 대한 관심을 직접 어필해보자.
누군가 자신을 관심 있게 보고 있고, 내가 관심 있는 주제에 자신도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짧은 말 한마디로 상대를 향한 관심과 존중을 보여줄 수 있고, 상대 역시 좋은 기분으로 대화에 응하게 된다.
평소 상대가 한 말이나 행동을 기억하고 있음을 넌지시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를테면 평상시의 말투나 태도, 사람을 대하는 자세, 업무 능력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코멘트하는 것이다.
“넥타이가 보기 드문 디자인인데 독특해서 항상 눈길이 갑니다.”
“메일로 공유해주신 기획안이 너무 깔끔해서 보기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만나기 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음을 은근히 알리면, 상대는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데 기쁨을 느끼게 된다.
다만 관심의 표명을 짧고 간명한 게 좋다. “봤어요” “읽었어요” “들었어요”라는 한마디면 충분하다.
대화의 단초를 제공하는 정도여야 이를 화제로 대화가 꼬리를 물 수 있고, 사람에 따라 지나친 관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지혜를 통해 늘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야겠다.

추교등 기자 dbskj@hanmail.net        추교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