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0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마침표를 찍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만큼 지난 1년은 필자를 포함한 보건소 직원들에게는 참으로 힘들고 고된 강행군의 시간이었다.

보건소 의료진을 중심으로 비상방역대책반을 꾸리고 감염병 차단에 온 힘을 쏟았다. 평년에 비해 일감은 두 배로 늘었지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와 싸우는 최 일선에서 직원 누구 하나 불평 없이 서로를 격려하며 묵묵히 버텨냈다. 그렇다고 주민건강증진을 위해 기존에 해오던 평소 소관업무를 손 놓을 수는 없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금연사업이 대폭 축소 운영되는 상황 속에서도 동구는 주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비대면 금연지원 서비스’를 확대·운영했다. 흡연은 ‘코로나19 전파촉매제’라 할 정도로 코로나 감염 고 위험군에 속한다.

흡연 시 담배와 손가락에 입이 닿게 되므로 바이러스가 흡연자의 입과 호흡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흡연은 흡연 당사자뿐 아니라 타인들에게도 치명적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연’이 꼭 필요한 시기다. 금연클리닉 상담실에 가림막을 설치했고, 비대면 상담이 급증할 것을 예상해 금연상담사를 추가로 채용했다.

외부 활동에 대한 제약이 높아지면서 방문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금연상자 배송, 전화 및 문자 상담 등 금연지원 서비스를 강화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건강생활실천이 취약한 1인 가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편의점과 커피숍 등에 자율 홍보대를 설치했다. 지난 10월에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아침 출근길에 차량과 주민들의 통행이 많은 교차로를 중심으로 비접촉 금연 캠페인을 실시했다. 조선대 앞 사거리를 시작으로 산수동 무등산 그린웰로제비앙 근처 회전교차로, KT전남본부 앞 광장을 지나는 직장인과 보행자들에게 적극 금연 홍보에 나섰다.

그 결과 동구는 금연클리닉 등록자들의 금연 성공률이 6개월 만에 72% 가량 올랐고, 중도 포기율은 27% 가량 줄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20년 지역사회 금연사업 우수사례 평가’에서는 3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동구는 올해 평가에서 ‘오늘부터 1일, 담배와의 거리두기!’를 주제로 우수사례를 발표해 우수상을 받았다.

물론 그간의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비대면 금연상담은 금연을 실제로 하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 직접 만나 금연상자를 전달하면서 사용법을 설명해주면 더 좋으련만 거리두기 여파로 집으로 배송해주고 있어 참여자의 금연의지를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끊임없는 노력과 관심으로 감염촉매제가 될 수 있는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금연 실천을 유도해 금연클리닉 등록률과 성공률을 동시에 높이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코로나19로 중증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으므로 즉각 금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최고의 백신이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고 흡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코로나일상 시대를 맞아 아직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주민들이 있다면 자신을 비롯해 가족과 이웃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라도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광주 동구 건강정책과장 장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