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相生)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광주와 전남은 한 뿌리이고 앞으로도 상생과 협력의 틀 안에서 공동의 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할 매우 가까운 동반자 관계다.

하지만 최근 광주시와 전남도는 주요 현안마다 입장 차를 드러내면서 상생과는 다소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빛가람 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 조성을 둘러싸고 광주시와 전남도·나주시가 갈등을 빚고 있고 군 공항 이전문제는 국방부의 소극적인 태도와 맞물리면서 지지부진한데다 이전을 원하는 광주와 달리 이전 대상지인 전남에서는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

또한 빛가람 혁신도시 SRF시설 가동문제, 한빛원전 안전성 확보, 광주전남 에너지 밸리 조성, 무안공항 활성화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하지만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상생을 위한 중립적·객관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광주전남연구원이 시·도의 눈치만 살피면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은 1995년 6월 광주전남발전연구원으로 출범한 후 2007년에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으로 분리되어 각각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되다가 2015년 광주와 전남 양 시·도의 상생발전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통합을 결정했다.

광주와 전남은 연구원 운영을 위해 15년 각각 22억5천만 원의 출연금을 부담했으며 작년과 올해는 28억 원 내년에는 30억 원의 출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광주전남연구원 정관 제 1조를 보면 연구원은 유용한 정책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지역경쟁력 향상과 시도민의 삶의 질 제고, 시·도의 상생발전 등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통합을 통해 양 시·도가 발전하고 상생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시너지를 극대화 하자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그동안 연구원 운영과 연구성과를 살펴보면 이 같은 상생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고 통합정신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지난 12일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광주전남연구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결과 연구원이 작년과 올해 실시한 300여개의 과제 중에서 양 시·도간 쟁점이 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연구결과는 한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이 시·도의 민감한 상생과제를 기피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냐는 필자의 지적에 대해 연구원장은 연구원의 기구·구성 및 운영상 광주시와 전남도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불가피함을 곤혹스럽게 토로했다.

시·도 상생을 위해 통합한 연구원이 상생과제를 뜨거운 감자로 인식한다면 이는 큰 모순이고 통합정신을 정면으로 외면하는 것이다.

민감한 사항이나 정책일수록 주도적으로 나서서 미래 청사진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연구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25일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그간 실무협의회는 수차례 실시됐지만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만나서 상생과제에 대해 회의를 갖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광주와 전남의 미래발전을 위한 최선의 결과를 기대한다.

한편 그동안 광주전남연구원에서 발표한 충분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위원회 회의에서 상생과제를 논의한다면 좀 더 생산적인 회동이 되지 않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을 갖는다.

광주시의회 김용집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