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일 소비패턴은 명절구매(추석, 설)와 상시구매가 각각 50% 정도 차지하며, 명절에는 차례나 제사상에 올리는 정성 때문에 큰 과일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 시기 소비의 대부분은 선물용으로 유통되고 있어 크고 모양이 고른 과일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소득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1~2인 가구,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 여성의 사회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하고 이전보다 웰빙 등 건강을 중시하면서 소형 농산물의 구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전남농업기술원에서는 과수 중·소과일 생산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사과·배 등과 채소에서는 수박·파프리카 등을 연구 추진 중에 있다.

공중에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만한 크기의 애플수박, 일반사과보다 훨씬 달고 껍질째 먹는 미니사과, 일반 바나나의 절반정도로 단맛이 뛰어난 원숭이들이 골라먹는다는 몽키 바나나, 일반 참외크기의 1/5, 무게는 평균 33g 밖에 되지 않는 방울참외 등이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재배되고 있다.

과일뿐만 아니라 채소에서도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미니양파와 방울양배추, 고추크기만한 미니파프리카와 미니오이 등 크기가 작은 새로운 품종들이 농촌진흥청에서 연구 개발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연구개발 노력과 소비변화와는 다르게 아직도 구매현장에서는 크기가 큰 과일이 비싸면서도 잘 팔리고 있다.

또한 공판장의 경매사들의 경매동향도 큰 과일에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어, 이런 이유로 생산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소비자가 불편해하는 큰 과일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과일품종 고유의 특성보다 더 큰 과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꽃·어린열매 솎기작업이 필수적이다.

또한 부가적인 각종 비료주기가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과일의 병해충 저항성이 떨어져 농약 살포횟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생산비 증가로 과일생산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생산자인 농업인은 수요에 맞춘 변화가 필요하다. 작은 과실을 생산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생산자 측면에서 보면 가지치기, 열매솎기 노력을 줄일 수 있다. 착색이 우수해지고 배 등 일부 과일을 제외하고는 당도와 경도가 향상되어 전체적으로 맛이 좋아진다.

또한 상품과율(上品果率)이 높아지고 큰 과일생산에 비해 수량이 증가되어 전체 소득이 증가된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작은 과일은 부피가 작아 구입과 운반이 쉽고 보관하기에 편하며, 한 번에 싱싱한 과일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정부에서는 이런 작은 과일 선호성향이 앞으로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에 새로운 성장활력과 소비견인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모델 시범단지조성, 기술교육, 홍보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생산된 농산물이 단순히 생산에 그치지 않고 유통 및 판매에서 소비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뒷받침 해 주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과일 선호 변화를 빨리 파악해서 생산기술 및 대형유통업체 등을 통한 출하기준 개선으로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과일 선호도를 만족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중·소과 생산에 따른 생산비 증가요인을 파악하고 봉지씌우기 생략, 중·소과에 적합한 포장지 개발 등 선제적인 해결을 위해 산학관연이 모두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 김병삼 박사

추교등 기자 dbskj@hanmail.net        추교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