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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세계'

<바빌론>
2023. 02.13(월) 14:55

최종호 위원
메소포타미아 최대의 도시이자, 최초의 국제도시. 관개 농업을 시행했고, 시간의 개념을 60분으로 확립한, 인류 발전에 초석이 된 도시. ‘바빌론’이다. 기원전 18세기부터 기원전 4세기까지 약 1500년간 세계 최대의 도시로 번영했다는 역사서들의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오랜 시간동안 변화와 발전을 통해 부귀영화가 영글었던 곳. 반면, 성경에는 타락과 악의 소굴로 표현됐던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오늘날 절정기나 환락을 비유할 때면 바빌론을 대입시킨다. 화양연화와 복마전이 버무려진 듯 말이다.

영화의 세계를 정면돌파하다
이미지 출처: movie.naver.com
영화 <바빌론>도 그러했다. 1920년대 할리우드 영화생태계를 바빌론에 비유하며, 당시 영화시장의 부흥과 격변을 담아냈다. 특히,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영화의 세계’가 지닌 고유 특성, 즉 그들만의 리그를 파격적으로 연출했다. 영화 도입부터 시작되는 광란의 파티가 대표적인 함의이다. 화려하고, 과감한, 또는 저차적인 ‘영화시장’을 적실하게 묘사한 것. 인간의 말초신경을 극대화시키는 마약과 섹스, 음주 등이 영화문화 혹은 영화예술에서 ‘향연’으로 승화되는 당연함(?)을 정면돌파한 듯 말이다. 때문에 파티에서의 현란한 춤사위와 적나라한 난교 등이 프레임 안에서 전혀 과하지가 않다. 그 자체가 ‘영화의 세계’에서 유독 도드라진 문화적 특성으로 뿌리내려졌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바빌론>은 영화와 맞물려 있는 복잡다단한 ‘관계성’에 초점해 영화생태계의 지리멸렬함을 끄집어냈다. 성공을 위해서는 어떠한 것도 마다하지 않는 곳. 언제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는 ‘냉엄함’이 영화생태계의 중심적인 ‘상호관계성’임을 말이다.
그 시작은 할리우드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매니 토래스(디에고 칼바)와 당시 톱스타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열정을 무기로 꿈을 좇는 멕시코 청년 매니는 잭의 마음을 얻어 영화현장에서 일하게 된다. 꿈에 한 발 내딛는 기회를 맞게 된 매니, 이를 인생을 바꾸는 전기(轉機)로 승화시킨다.
욕망과 꿈만 충만한 그저 그런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는 매니의 도움으로 영화인들의 파티에 합류하게 되고, 우연한 기회를 살려 섹시심벌의 톱스타 자리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자신의 매니저로 활동하는 아버지(에릭 로버츠)의 일탈 등 가족사로 인해 도박에 흐트러진다.
그리고 잭은 당대 최고 스타로서 여성 편력이 심하다. 잭의 과도한 이성교제는 스타로서의 입지를 확인시키는 본인만의 기준이다. 때문에 톱스타를 유지하기 위한 강박이 심해지고, 영화 칼럼니스트 엘리노어 세인트 존(진 스마트)의 혹평에 결국 모든 게 무너진다.

상호관계가 빚은 삶의 아이러니!
<바빌론>은 이들을 중심으로 영화인들의 상호 작용과 주변인들과의 관계에 따른 인물의 성격을 묘사한다. 그 관계 속에는 순수함과 삶의 무게, 환경변화에의 부적응 등이 존재한다. 이러한 각각의 요소는 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어쩌면 순박한 시골 청년, 불온전한 가정으로 인한 불안함, 새로운 환경에 대한 나약함 등 영화의 세계 또한 일반인의 삶과 닮았음을 영화는 말한다. 화려하고, 타락할 것만 같은 영화의 세계에 인간 본연의 ‘인간미’가 숨 쉬고 있음을 말이다. 이는 셔젤 감독의 전작인 <위플래쉬>에서 최고 드러머를 꿈꾸는 앤드류(마일즈 텔러)와 <라라랜드>에서 할리우드 입성이 목표인 미아(엠마스톤)의 모습과도 유사하다.
사회적 시각에서의 관계는 더욱 현실적이다. 특히, 갑을병정의 수직관계, 먹고 먹히는 포식관계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상류사회와의 관계에서 문화예술이 ‘놀잇감’이라면, 문화예술 행위자는 그들의 ‘먹잇감’이라는 것을 앵글에 담는다. 공공장소에서 성추행하고, 저급한 시선으로 넬리를 궁지로 몰아가는 소위 사회지도층의 뻔뻔한 백태는 현실의 수많은 영화예술인들이 당했을법한 수모로써 씁쓸한 시퀀스다.
<바빌론>의 시간적 배경은 영화산업의 체제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바뀌는 전환기이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경제 위기를 겪었던 시기이면서, 파시즘의 극단주의 확장으로 세계 평화가 지켜지지 않았던 불안정의 시기이다. 1,500년 동안 번영하고, 몰락했던 바빌론을 이 당시 영화 세계와 평행이론처럼 교차시킨 듯하다.
<바빌론>의 러닝타임은 3시간 9분이다. 긴 상영시간만큼이나 영화에 대한 서사가 있고, 영화의 세계에 대한 이해가 담겨 있다. 그렇기에 <바빌론>은 영화(映畫)로 인해 인간이 누리는 ‘영화(榮華)’를 되새기는 것이 아닐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편집위원/도시·지역개발학 박사 최종호 moon2010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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