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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레를 직관한 ‘현실 자각 타임’

<비바리움>
2023. 01.16(월) 13:23

최종호 위원
저마다 생애주기별 삶은 제각각이다. 살아가는 방법과 판단 기준이 다르지만, 닮은꼴의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삶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세상은 강조한다. 하지만 큰 범주에서는 대부분의 생애주기가 별반 다를 바 없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고, 반려자를 만나 ‘결혼과 육아’에 맞닥뜨리는 것, ‘공통과정’이다. 교과서적인 인간의 생애주기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결혼과 육아’는 삶의 다양성을 클리셰로 만드는 변곡점임을 간과할 수 없다. 어떤 이들은 이때부터 제2의 인생이 시작된다고 한다. 누구에게는 축복이, 반면 어느 누구에게는 불행일 수 있는 아슬한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영화 <비바리움>은 이 같은 삶을 정곡으로 찌른다. 톤앤무드가 다소 을씨년스러우면서 기이하다. 괴기스러움도 있다. 컬트적인 요소와 SF공포물이 버무려진 난해한 장르이다. 마치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지리멸렬한 삶을, 영화 전반에 깔린 컬트톤에 녹여내는 듯하다. 영화와 실제적 삶이 톤온톤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영화 속 이해불가한, 모호한 이야기에 자신을 투영시키듯 말이다. 이는 영화의 몰입도와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핵심요인이다. 영화를 통해 실제적 삶을 직시할 수 있다는 것, 영화가 던지는 전언이다.
영화는 두 주인공인 젬마(이모겐 푸츠)와 톰(제시 아이젠버그)이 함께 거주할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부동산 중개인을 찾아가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중개인은 건축양식과 구조가 똑같은 주택단지 ‘욘더’를 소개한다. 욘더는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에 일고 있는 획일적 건축물인 타운하우스와 다름없다. 욘더를 둘러보던 중 중개인이 갑자기 사라진다. 젬마와 톰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욘더를 빠져나오려 한다. 그러나 출구가 없다. 공간을 ‘탈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얼마 지나자 중개인이 다시 나타나 갓난아이 한 명을 건넨다. 그리고 상황을 종료할 수 있는 말을 전한다.
“너희들의 역할은 아이를 보살펴 세상에 내보내기 위한 것이야.”
즉, 육아에 대한 역할이 끝나면 이 상황도 끝나게 되는 것을 암시한다.
영화 전체를 담고 있는 대사이자, 모호한 영화의 실마리를 푸는 스모킹건이다. 그렇다. 영화는 인간의 삶을, 인생을, 상징적이고 압축적으로 묘사했다. 특히, 욘더는 인간 삶의 형태를 ‘인문과 공간’이라는 유무형적으로 표현한 것.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생의 공통과정을 획일적인 건물로 은유한 것이다. 무엇보다 인생에서 육아는 가장 막중한 책무임을 강조한다. 이 같은 상황을 종료시키는 열쇠이니 말이다.
영화에서 젬마는 아이를 아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것도 아이에게 직설적으로 그녀의 혼란스런 마음을 표현한다. 지극히 현실을 반영한 장면이다. 부모, 자식 간에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 현실과 내면을 응축시켜 연출한 것이다. 반복되는 갈등에서 현실을 부정하게 되고, 이는 삶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숙하고, 나약한 현대인을 그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현대인의 삶은, 톰의 루틴적 일상에서 안타까움을 극대화시킨다. 처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고자 매일 마당을 파는 톰.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가장의 무게와 맞닿는다. 그도 그럴 것이, 땅이 깊어질수록 톰은 삶에 짓눌린다. 그리고 생을 마감한다. 현대사회에서 가장이라는 역할과 무게를 함축적으로 묘사한 듯하다.
이미지 출처: movie.naver.com
<비바리움>은 인생에 대한 ‘현타(현실자각 타임)’를 불러일으키는 영화이다. 안갯속 같은 인생이지만, 씌진 굴레는 단순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때문에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시쳇말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그런 영화이다. 모르긴 몰라도, 컬트톤의 연출과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 전개에 완편을 포기하는 이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전언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대우주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인생이라는 것, 그 속에서 겪는, 겪어야 하는 숙명적인 것들이 ‘인간의 업보’가 아닐지에 대한 것들을 말이다.
또한 <비바리움>은 영화가 지닌 본연의 장점을 오롯하게 담아낸 작품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무한 상상력과 표현, 사실과 허구 등이 경계와 한계를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스며있다. 거기에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적확하다.
반면, 영화는 현대인에게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과제를 부여한다. 현재 당신의 삶을 어떠한지, 그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한다. ‘미래 방향성을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는 말처럼, 현재와 미래를 삶의 궤적에서 재점검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편집위원/도시·지역개발학 박사 최종호 moon2010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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