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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감독의 발견

영화 <헌트>
2022. 09.01(목) 09:05

최종호 위원
유독 언더커버물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세계>, <암살>에서 그의 연기는 시쳇말로 살아있었다. 그는 표정 하나 몸짓 하나에 서스펜스를 담아냈는가 하면, 눅진한 연기를 끌어내기도 했다. 영화 속 그의 대사와 열연은 문화적 밈이 됐다.
배우 이정재. 그가 이번에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영화 <헌트>를 연출해 감독으로 입봉하면서 액션배우로서 자리를 굳건히 한 것이다. 시기적으로도 절묘했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을 통해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린터라, 그 영향의 끝자락과 이어졌다. 이정재 라는 배우를 세계 영화사 반열에 올릴 수 있는 기회였을 터. 물론, 이러한 기회는 영화의 완성도와 맞물리겠지만 말이다.
일단 영화 <헌트>는 이정재, 정우성이 23년 만에 선보이는 버디무디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안전기획부에 숨어든 북한 스파이를 색출하는 내용이다. 영화의 줄기는 이렇다. 안기부 해외팀 박평호(이정재)와 국내팀 김정도(정우성)는 조직 내 스파이 ‘동림’을 색출하기 위한 작전을 펼친다. 이들 각각이 맺는 역학관계가 위기 요인이자, 절정의 매개가 된다. 특히, 인물들을 통한 전개 과정에서 복선과 암시를 교차시키며, 동림을 찾는데 관객을 끌어들인다.
<헌트>는 영화적 흥행요소를 제대로 갖췄다. 우선 보는 즐거움이 충만하다. 무엇보다 투톱의 중년꽃미남 배우는 말할 것도 없고, 내로라하는 국내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대사 한 마디 없는 배우도 나오지만, 진중하게 액션신을 소화한다. 대부분의 영화에 등장하는 카메오는 가볍지만, <헌트>에서는 흡인 요인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리고 투톱배우의 감정선에 따른 전개이다. 박평호와 김정도는 서로 얽히고설킨 감정선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이 같은 감정선의 대립구조가 영화의 중심을 이룬다. 거기에 관객의 심리를 간파한 듯 전개가 빠르고 틈이 없다. 마치 오마카세 코스요리에 대한 기대와 함께 끊김 없이 제공되는 요리가 어우러져 만족도를 높이는 것처럼 말이다. 관객의 욕구를 미리 파악한 이정재 감독의 ‘맞춤형 연출력’으로 해석된다.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액션신이다. <헌트>는 투톱배우의 대칭과 마초적인 총기액션이 영화 <히트>와 닮았다. 알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가 한 앵글에서 펼치는 리얼리티 넘치는 총기신의 한국버전이라 해도 무방하다. 특히, 시가지에서의 총격 액션신은 모골을 송연하게 만든다. 1996년 <히트>를 보며 가졌던 ‘희열’의 회귀이다. 이정재 감독이 전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레이역을 통해 총기 다루는 방법을 습득했다면, <헌트>에서는 그 방법을 세련되게 연출시켰다고 할까?
이미지 출처: movie.daum.net
<헌트>의 두 배우를 응시하다보면, 1999년 개봉한 영화 <태양은 없다>가 슬몃 떠오른다. 당시 최고의 꽃미남 배우가 투톱으로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사전만족도 50%를 웃돌았던 핫한 영화였던 점이 스친다. ’90년대는 유명배우가 영화의 소재와 내용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발산하기도 했던 시기였음에도, <태양은 없다>는 <비트>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과 투톱배우, 세기말 혼돈의 시기에 20대 청춘들의 음지적 삶을 연출한 탄탄한 구성이 완전체로 잘 버무려졌다는 게 평단의 평가였다. 23년 전 배우 이정재는 <태양은 없다>의 강점을 아로새기며, 23년 후 감독으로서의 방향을 설정했는지 모른다.
<헌트>를 통해 최고의 ‘꽃미남 배우’들이 이제는 ‘연기파 배우’로 각광받고 있다. 그간 연기스펙트럼을 확장하며, 다양한 장르를 관통한 결과다. 어느덧 관록(?)의 배우가 된 과거 꽃미남 배우들. 감독으로서의 발전, 의식 있는 배우로서의 변화 등 여러모로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분명, 투샷 메인포스터에서부터 전해지는 감흥이 23년 전과 달랐음은, 이들의 변화발전에 대한 경외심이 녹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편집위원/도시·지역개발학 박사 최종호 moon2010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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