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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사회현상의 상관관계에 대한 단상
2020. 04.24(금) 11:21

최종호 위원
2013년에 개봉한 영화 <감기>가 화제다.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 감염병)으로 인해 <감기>를 다시 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수단이자, 희망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써 말이다. 갑자기 불어 닥친 재앙의 끝을 영화 <감기>에서 얻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영화는 ‘결말’이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감기>는 현재 지구촌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사상자 속출과 도시 폐쇄를 둘러싼 논란, 거기에 정치 매커니즘이 혼재돼 있다. 영화에서는 사람에게 발병되는 변종 조류독감이 감염 바이러스이다. 현재 사스, 메르스의 변종인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병치되는 데는 원인모를 ‘변종’에 있다. 실제로 1918년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스페인 독감은 변종독감의 기원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사실상 스페인 독감과 유사한 형질의 바이러스는 여전히 사람과 동물에 침투하고 있다. 변종을 거듭하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변종에 대처하는 인간의 노력은 한계에 부딪힌다. 이번 코로나19에서도 세계 강국은 물론 유럽사회는 속수무책으로 끌려 다니는 모습을 연출했다. 몇몇 국가는 전염병 종식을 위한 알고리즘을 정치 꼼수에 두는 미욱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감기>의 프레임은 지극히 영화적이지만, 답을 찾기 위한 인물들의 설정은 현실적이다. 특히, 대통령(차인표)의 대처는 그동안 재해와 재앙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그리고 대응하고 있는 우리의 두 대통령이 오버랩 된다. 반면, 미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을 위시한 통제지휘권 개입은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말하고 있다. 전시가 아닌, 살기 위한 국민의 아비규환 속에서 그들의 생명을 미국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영화에서는 동남아시아 밀입국자들이 감염원이자 유일한 생존자가 항체 보유자이다. 이들과의 접촉으로 감염된 병우(이상엽)는 감염자와 접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열과 기침을 동반한다. 그리고 이동을 통해 비말감염의 경로를 알린다. 비감염자가 감염자로부터 전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마치 의학 전문채널의 시뮬레이션을 연상케 하듯 전염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시시각각 울리는 긴급재난문자의 감염병 전염예방수칙이 왜 중요한지 영화는 정확히 담고 있다.
4월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감염증 환자에게서 중화항체가 형성되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체내에서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저하시키는 항체이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진환자 25명 중 12명은 중화항체가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호흡기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변종 코로나19가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다른 점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항체가 형성되면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소멸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면, 코로나19는 바이러스가 장기간 검출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감기>에서는 항체의 보유 여부가 감염병 재앙 종식의 가장 큰 희망이었지만, 현실에서는 항체와 바이러스의 ‘적과의 동침’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만큼 변종 바이러스의 특성을 예측하거나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의 환경이다. 즉, 천변만화하는 세상에서 다양한 현상에 대한 상상은 필요할 것이며, 그에 따른 대안을 현실적인 혜안으로 구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영화와 현실은 영역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닮았다. ‘실화보다 더 재미있는 소설은 없다’는 마크트웨인의 말처럼 실제는 무한한 허구세계의 우위에 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감기>와 같은 허구가 만들어져야 하며, 시시각각 다각도의 해석을 통해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영화는 현실을 예측하고, 현실은 영화를 반영하는 상관관계를 통해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지혜를 키우는 건 어떨지 생각해볼 일이다.
자유기고가 최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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